버려지는 노인, 정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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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노인, 정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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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 늙은 어미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주는 효성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우리에겐 흉조로 여겨지는 까마귀마저 자신의 부모에게만은 지극정성인데 어찌된 노릇인지 요즘은 까마귀보다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 최근 들어 병들고 늙은 부모를 학대하고 낯선 곳에 버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장기불황으로 인한 가계 경제 악화가 주요 원인이란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파악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노인 유기 사례는 3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33건보다 늘었다. 하지만 자식에게 해가 되지는 않을까 적당히 둘러대는 노인이 많아 실제 유기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돌이켜보면 이런 노인 학대·유기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신(新)고려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년 대두된 사회적 이슈였다. 거기다 2018년부터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정부도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꾸준히 대책을 마련하고 관련 정책을 펴왔다. 일례로, 정부는 작년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실시하고 부양의무자의 재산 기준을 완화해 보호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방향과 속도다. 2009년 노인요양시설 확충 예산이 일반회계 기준으로 지난해 1015억원에서 974억원으로 오히려 축소된 사례처럼 정책의 경중이 흔들리면 곤란하다. 단순히 가정에 노인부양을 맡기는 차원에서 국가 제도적 복지의 틀 안으로 흡수하는 정책 전환을 확실히 해야 할 때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일수록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노인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노인이 버려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서 가정의 ‘맏이’ 역할을 해야 한다. 

<신 상 수/세계사이버대교수·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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